오랜만에 돌아온 전북현대모터스 홈경기 진행스탭 일일 알바 후기! 벌써 오늘로 4번째 근무다. 오늘이 올해 경기장 마지막 근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 개인 스케줄 이슈 — 다음 달에 하루 정도 더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벌써부터 너무 아쉬워하지는 않으려 한다.
오늘 갑자기 기온이 확 떨어진대서 — 2도에서 11도 사이일 거라고 날씨 어플에서 확인했다 — 코트를 꺼내 입었는데 (당연히도) 그걸로 충분치 않았다. 아니 어째서 내가 경기장 알바할 때마다 날씨가 이렇게도 추운 건지… 사실 롱패딩 꺼내 입으려 했는데 — 지난 달에 안 입었다가 느닷없는 강추위에 된통 혼난 기억이 있어서 — 아무리 그래도 4월 중순에 롱패딩은 좀 아닌 듯해 코트로 대신해 고른 게 실수였다. 3월이고 4월이고 간에 기온이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날이면 무조건 롱패딩을 꺼내 입어야 한다. 이 교훈을 다신 잊지 않으리… — 근무 때까지는 그나마 나았는데, 퇴근하는 길에 버스 기다리는 동안 너무 추워서 고통스러웠다.

후원해 주신 링티제로 마시려고 경기장 알바하는 사람.
저 지금 꽤나 진지합니다.

전주월드컵경기장 점심! 언제 먹어도 맛이 훌륭하다.
근데 메뉴가 국 빼고는 거의 바뀌지 않는 것 같은…😂

오늘 추울 거라고 동료 + 담당자분으로부터 각각 핫팩 한 개씩 받았는데 정말 이거 덕분에 살았다…


경기 시작 전 풍경 🏟️✨



오늘은 처음으로 동문, 그것도 가장 바쁘다고 유명한 동2문으로 배정받았다. 일할 땐 여유로운 것보다 바쁜 걸 선호해서 — 그래야 시간이 금방 가므로 — 오히려 좋아 모드였다. 실제로 관람객분들이 정말 끝없이 몰려오는 구역이었고 덕분에 검표 시작 시간인 오후 2시 30분부터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4시 30분까지 지루할 틈 없이 바삐 일했다. 그래도 몸은 대체로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상체만 열일해서 썩 피로하지도 않았다.

오늘은 처음으로 직접 검표함에 지류 티켓을 수거해 보았다. 티켓의 바코드를 찍고 작은 크기의 티켓은 찢어 저곳에 보관하면 되는 일이었는데 상당히 재미있었다.

지류 티켓 포함 모든 티켓의 바코드를 인식하는 리더기! 저번 검표 때 받은 리더기는 작동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었는데 위 친구는 비교적 바로바로 잘돼서 좋았다.

동2문에서 일하는 기념으로 전주월드컵경기장 이름이 써져 있는 것과도 사진 한 장 남겼다 키키.

그리고… 아마 오랫동안 잊지 못할 만남도 있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내밀하지만 내가 이 밤을 제대로 넘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적어 두어야 할 이야기 시작…^^ 여러분 이제 뒤로가기 누르셔도 돼요☺️)
내게 가장 오래된 친구가 있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 최근까지도 가장 친하게 지내던 친구였는데, 그 친구가 작년부터 연락이 안 되어 지금까지, 그러니까 1년이 넘도록 그에게로부터 소식 한 번 못 듣고 살고 있었다. 물론 그것이 손절의 의미라는 것을 작년 말에 이르러서야 깨달았지만, 가족을 제외하고 내 삶에서 가장 많은 추억을 함께한 사람이다 보니 그 친구의 잠수를 관계 단절로 해석하지 못한 채 — 그 전에 한 번 잠수 탔다가 돌아온 적이 있기도 했고 — 화가 잔뜩 났다가도 늘 그 친구가 돌아오기를 기다렸었다.
작년 말에야 그 친구에겐 내가 더는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완전히 머릿속에서 떠나 보냈었는데 정말 놀랍게도, 오늘 근무하면서 그 친구를 만났다. 축구를 좋아하고 경기를 종종 보러 간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내가 일하는 날에, 그것도 내가 일하는 구역으로 입장할 거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했다. — 애초에 그 친구를 더는 떠올릴 이유도 없었고 — 아직 애정이 남아 있을 때는 언젠가 만나면 주먹으로 한 대 쥐어박고 오래 안아 줘야지 생각했었으나 아무런 감정조차 남지 않은 지금 그렇게 마주해서 처음엔 너무 놀랐고, 그 다음엔 어이없었으며, 끝에는 허탈했다.
당시 내 상태: (안경 안 써서 가까이 다가올 때까지 얼굴 안 보임) ”안녕하세요~…??????? 너 뭐야…너…하 ㅋㅋ 널 여기서 보네 … 그래 … 잘 봐라 …“
근무 중인 스탭과 관람객으로 만나서 더 얘기를 나눌 수 없었던 것도 맞지만, 그걸 떠나서 그 친구 앞에서 정말로 더 할 말이 나오지 않았다. 함께였을 때 하던 것처럼 여전히 웃으면서 “하이”라고 인사하는 친구를 보며 나는 헛웃음과 함께 경기 잘 보라는 말밖에는 정말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래, 이게 우리의 끝이구나. 다시 만나고 싶어도 닿을 수 없었던 친구를 이토록 허망하게 마주하고서 한참 뒤에 든 생각은 이제 진짜 그 친구를 떠나 보낼 수 있겠다, 였다. 어떤 이유에서건 나와 멀어짐을 택한 너에게서 나도 미련 없이 돌아설 수 있어졌다. 어떤 자리에서 다시 만나게 되건 나는 오늘 그랬던 것처럼 그 어떤 말도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하물며 잘 지내, 따위의 상투적인 말 한마디조차도.
그 친구를 경기장 안으로 들여보내면서부터 이따금씩 머릿속이 복잡해졌지만 이 글을 마무리하는 지금은 무척 홀가분하다. 여느 밤처럼, 내일로 넘어갈 준비를 해야겠다. 나를 기다리고 있을 수많은 좋은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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