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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및 평가/경험

전북대 후생관 식당 근로장학생의 첫째 날 근무 기록

by Dearmyforest 2025.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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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처음으로 후생관 식당에 일하러 가는 날이었다. 근무 시간대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로, 월/수/금 해서 일주일에 총 3일 일을 나간다. 화요일에 개강을 한 관계로 수요일인 오늘이 첫 근무일이 되었다.

나는 알바 경험이 꽤 많고 일한 기간도 퍽 길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들은 바는 없었지만 딱히 걱정되는 건 없었다. 서비스직은 나의 천직이니까! 사실 처음엔 후생관 식당 근로장학에 붙었을 때 요리를 하게 되려나 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휴학하기 전까지 학기 다니는 약 2년 내리 (아마도 거의) 후생관에서 점심을 먹었기 때문에 — 자타공인 후생관 덕후였음 매번 맛에 감격하고 네이버 영수증 리뷰 남기고 대학 친구들한테 홍보하고… 여기 서포터즈 있었으면 상까지 받았을 듯 — 2022년까지만 해도 후생관에서 알바하는 분을 본 적이 없었다. 근데 타이밍 좋게도 어제 점심에 후생관에서 샐러드를 주문했는데 그 주변에 근로장학생이 계신 덕에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얼핏 알 수 있었다. 덕분에 더 편한 마음으로 첫 근로에 들어가게 되었다.


후생관 식당 근로장학생으로서 해야 할 일은 — 다른 쪽에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라면김밥 코너에서 일했는데 — 일단 첫 번째로 손님들이 영수증 바코드를 찍어 나온 교환권들을 보고 신라면/열라면/짜계치/떡볶이 구분지어 각각 몇 개가 들어왔는지 쉐프님께 말씀 드린다. 이때 쉐프님이 5개씩 주문을 받아서 요리를 하시기에 손님들께 메뉴 나가는 대로 추가로 들어온 걸 정리해서 말씀 드려야 한다. 샐러드도 우리 쪽에서 교환권을 받기에 샐러드 주문이 들어오면 샐러드 쪽 쉐프님께 어떤 메뉴가 몇 개 들어왔는지 말씀 드리고 그쪽에 교환권을 놔 드린다. 두 번째부터는 멀티력을 이용해야 하는데, 각 메뉴마다 해야 할 일이 달라진다.

가장 잘 나가는 라면김밥세트의 경우 손님들께 미리 김밥을 드리고 준비한 김밥 재고가 다 떨어지기 전에 (1개 남았을 즘) 오른편 우동 코너에 가 새로 쌓인 김밥 재고를 가져온다. — 다만 이 부분은 덧붙일 얘기가 있어서 아래서 다시 자세히 얘기하겠다. — 치즈라면은 신라면 나오면 체다치즈와 같이 드리고, 계란라면은 그냥 신라면만 드리면 된다. 라면정식의 경우 밥 한 공기와 같이 나가기 때문에 주문이 들어오면 쉐프님께 개수만큼 밥 퍼 달라고 말씀 드린다. 순두부열라면은 계란라면과 같이 라면 그릇만 드리면 되고, 짜계치는 미리 체다치즈와 유성스프를 드린 다음 라면이 나오면 이미 만들어 놓은 후라이를 올려 같이 드리면 된다. 오늘 주문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던 국물떡볶이도 나오는 그대로 드리면 된다. 삶은계란이나 공기밥의 경우 개수만큼 내 쪽에서 바로 드리면 된다. (밥 미리 말해 둬야 함!)

(+) 또한 음식 나가는 대로 교환권은 메뉴별로 따로 정리해 둬야 한다. 몇 개 나갔는지 영양사님이 확인하셔야 하기 때문! 음식 나가는 일이 여러 개 연속해서 있는 경우 왼쪽으로 교환권을 빼 두고 후에 정리한다.


라면김밥 코너에 메뉴가 아직 나오지 않았고 교환권이 추가로 출력되지 않은 상황에는 매우, 아마 가장 바쁘리라 예상되는 우동김밥코너에서 이미 끝난 교환권 정리를 대신 도와 드린다. 오늘 거의 아비규환 수준으로 그쪽에 사람과 주문이 몰렸기에 — 원래 이러는 건지는 다음 근무들에서 확인해 보도록 하겠다. 나는 주로 오른편 코너에서 밥을 먹었다 보니 이쪽이 이런 상황을 자주 겪는지는 기억X — 정신 똑바로 차리고 서로 섞여 하나로 뭉쳐진 교환권들을 빠르게 분류했다. 곱빼기 교환권은 해당 메뉴 교환권 맨 아래에 모아 두었다.

한편, 라면김밥세트에 대해 추가적으로 할 말은 우동김밥코너와 관련이 있다. 김밥은 해당 코너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쪽 코너에 밀린 주문이 있으면 라면김밥세트 역시 주문 받는 것을 늦춰야 한다. 우동김밥코너에서 나가야 할 김밥 주문이 밀려 있는데 라면김밥세트를 주문하신 분들께 라면을 먼저 드리고 김밥을 오매불망 기다리시게 하면 그분들 입장에서는 라면이 식고 무거운 쟁반을 들고 계속 서서 기다려야 하니 고객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쉐프님 입장에서는 먼저 나가야 할 김밥 주문들이 있는데 앞에서 라면 들고 하염 없이 기다리는 손님들이 있으니 부담감이 더욱 커지실 것이다. 따라서 라면김밥세트 주문이 들어왔는데 김밥 재고가 동났을 시, 거기에다 우동김밥코너에서 나가야 할 김밥 주문들이 밀렸을 시 우리 코너 쉐프님께 신라면 요청을 삼가고 우동김밥코너 쉐프님께 라면김밥세트 몇 개 있다고 미리 말씀 드린 후 앞으로 나가야 할 김밥 몇 개 있는지 확인 + 타이밍 봐서 신라면 요청을 드려야 한다. — 결론은 알아서 눈치껏 해야 하는 부분이다.

오늘은 근무 처음이라 이런 상황을 처음부터 유도리 있게 해결하기는 어려웠지만 적어도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 어떤 상황들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했으므로 만족한다.

오늘 라면김밥세트를 시키시고 결국 김밥을 못 받으신 분이 내 기억에 세 분가량 있던 걸로 기억하고 주문 자체가 너무 늦어져서 강의 시간 때문인지 아무튼 음식을 안 받고 그냥 가신 분도 한 분 계셨다. 그분들께는 꼭 오늘 음식 사진이랑 영수증 사진 찍어서 다음에 김밥 하나 무료로 받아가시라고 말씀 드렸다. 분명 많이 짜증나셨을 텐데 다들 좋게 받아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 이건 그냥 여담인데, 외국인 유학생들이 꽤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 영어로 일하는 거 넘 오랜만…🥹


마지막으로 언급할 부분은 교환권이 출력되는 순서대로 쉐프님께 메뉴 요청을 하되 교환권에 찍힌 번호 순서대로 음식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근무 초반에는 다들 바코드 찍는 걸 알고 계시는 줄 알고 교환권 출력 순서대로 교환권을 정리하고 그 순서대로 음식을 드렸는데 일을 하다 보니까 출력 순서와 번호 순서가 다른 경우가 꽤 있었다. 아마 그분들은 바코드를 찍어야 하는지 혹은 교환권을 본인이 가져가면 안 되는지를 모르셨던 것 같다. 따라서 내가 재량껏 음식 나오는 순서 보고 최대한 교환권 번호 순서 맞춰서 음식 드리고 쉐프님께도 메뉴 요청할 때 “어떤 라면 몇 개 더 들어왔고 총 몇 개”라고 말씀 드리면 된다.

어쨌거나 내가 사랑하는 후생관에서 — 심지어 휴학 중에도 학교에 머물 일 있으면 후생관에서 점심 먹음 — 일하게 되어 매우 영광이고, 밥 먹으러 올 때마다 느꼈던 거지만 실제로도 영양사님 포함 쉐프님들이 하나같이 다정하셔서 일하는 내내 마음이 따뜻했다. 우리 코너 쉐프님께서 나 밥 먹으라고 주문 실수로 남은 김밥 한 줄도 그냥 먹으라고 주시고 쉐프님들 드시는 음료도 목 막히지 말라고 주셨다 따흑… 물론 계속 바빠서 한 개씩 틈 날 때마다 서서 우걱우걱 씹어 먹긴 했지만 그걸로도 충분했다. 2시부터 수업이 있어 1시 50분대까지만 근무하고 거의 마라톤 대회 나갈 때처럼 뛰어서 단과대에 도착했다. 애초에 월 35시간까지만 근무 가능해서 주 3일 중 이틀 정도는 10분 일찍 끝내도 괜찮아서 다행이다. 남은 하루는 풀공강이라 상관없음😊 일할 때도 쉐프님들이 나 야무지고 밝게 잘한다고 해 주셔서 (아마도 속으로) 입꼬리 씰룩거리며 일했다 헤헤. 이번 한 학기 동안 오늘과 같은 마음으로 잘 근무할 수 있길 바라며, 이번 후기는 여기서 마칩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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